전나무는 마당밭에 심어 사시장철봅니다.
뙤약볕도 견디고 한겨울엔 한 달 가까이
눈을 덮어쓰고도 앙증맞게
버티고 사는 걸 봅니다.
얼마나 덥게 얼마나 춥게 살 수 있나,
곧 얼마나 폭넓게 살 수 있나,
그래서 멋지게 크는구나,
그 놈 보면서 느껴요.
춥게 살고 덥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걸.
- 전우익의《사람이 뭔데》 중에서 -
* 인생의 나무에도 뙤약볕과 폭설은 무시로 내립니다.
그걸 피하려 하거나 , 춥고 덥게 사는 것을 마다하면
멋지게 크는 나무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이란
마음쓰기에 따라, 하는 말 쓰는 글에 따라
나무줄기와 열매의 빛깔이 달라집니다.
----------〈이실직고〉--------------------
저도 오늘, 어느덧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기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여정의 사시장철, 더 멋지게 크는
나무가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비록 좀 못생긴 나무인채로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