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센터 답사기 1 명상센터 답사기 2(오로빌 마을 1) 명상센터 답사기 3(오로빌 마을 2) 명상센터 답사기 4(틱낫한의 플럼빌리지1) 명상센터 답사기5(틱낫한의 플럼빌리지 2) 명상센터 답사기 6 명상센터 답사기 7(에필로그)

인도의 오쇼 라즈니쉬와 오로빌 마을의 답사를 무사히 마친 우리 일행은
틱낫한의 '플럼빌리지'를 방문하기 위해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도 공항에서 파리 공항까지 8시간, 그곳에서 곧바로 프랑스 국내선을 타고
보르도공항까지 1시간30분, 다시 자동차로 2시간, 총 11시간30분의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게다가 프랑스에 도착한 뒤로는 비싼 인건비 등을 감안하여
별도의 안내자나 운전자 없이 렌트카를 빌려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차 한대에 답사팀 일곱명이 모두 타고, 운전은 아침지기 안석현 팀장이 맡았다.
낯선 곳에서 목표지를 정하고 지도를 보며 직접 찾아가는 약간의 긴장감과
설레임이 여행의 또 다른 재미와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공항을 벗어나니 프랑스의 농촌 마을임을 실감나게 해주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풍경은 살면서 이렇게 많은 포도를 또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모습이 장관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보르도'란 지명 이름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의 본고장, 바로 그 보르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 앞에 끝없이 펼져지고 있었다.

'플럼빌리지(Plum village)'.
드디어 우리가 찾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 긴 여정 때문이었는지, 이정표만 발견했는데도 그 반가움이 매우 컸다.

플럼빌리지는, 잘 알려진대로 베트남 출신 승려이자 명상가이고 평화 운동가이며 시인인
틱낫한 스님이 1982년 프랑스 남부 보르도 지방에 설립한 세계적인 명상 공동체이다.
틱낫한은「화」,「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등의 책으로 국내에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달라이 라마와 함께 현존하는 인류의 '영적 스승'으로 존경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플럼빌리지의 '플럼(Plum)'은 우리나라 말로 '자두'인데,
'자두 마을'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틱낫한이 맨 처음 이곳에 들어와 부처의 첫 제자가
1,250명이었던 것을 기념하여 자두나무 1,250그루를 심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플럼빌리지는 3개의 햄릿(공동체), 곧 '어퍼햄릿(Upper Hamlet·)', '로워햄릿(Lower Hamlet·)',
'뉴햄릿(New Hamlet·)'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햄릿은 차로 2~30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우리가 처음 찾은 곳은 틱낫한의 숙소가 있는 '어퍼햄릿'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안타깝게도 틱낫한 스님은 해외에 계셨다.
대신 이곳의 '주지 스님'격인 민추안(Minh Tuan)스님이 우리를 맞아 몸소 안내해 주었다. 마치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차를 주차하자마자 바로 옆에 있던 나무 그늘 아래에서 걸어나오셨는데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으신 얼굴에 소탈하고 온화하고 따뜻한 인상을 주는 분이었다.

플럼빌리지를 생각할 때 흔히들 스님이 세운 곳이니 '절'이라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플럼빌리지는 절과는 사뭇 달랐다.
엄연히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는 사찰이긴 했지만, 불교인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또는 무종교인들도 언제든 방문하여 자유롭게 이 곳의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실제로 이 곳에는 국적이나 종교를 불문하고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잠시 머물고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얻는,
세계적인 명소로 이름을 얻고 있다.

이곳 저곳을 안내하던 민추안 스님이 예정에 없던 저녁 초대 제안을 하셨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수락하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저녁은 푸짐하게 차려진
뷔페식이었는데, 접시를 들고 음식을 덜면서 보니, 온통 채식 위주로 만든 음식들이고,
그 채소들은 모두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라고 했다. 채식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살아왔던 내게 채식주의자로 사는 것도 행복할 것 같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정말 맛있게 요리된 음식들이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민추안 스님이 음식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었다.
맨 먼저 '이 음식이 식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서 식사를 하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러니까 채소를 재배한 사람들의 정성, 다듬고 요리를 한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음식이 입안에서
죽이 될 정도로 꼭꼭 씹어서 삼키라는 말씀이었다. 다 먹고 난 후 자기 그릇은
스스로 닦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었다. 천 여명이 몰려도
식사를 질서있게 해결할 수 있는 비결이 거기에 있었다.

플럼빌리지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바로 '전념의 종소리'였다.
이곳에서는 종소리가 들리면 하던 모든 것을 멈춰야 한다. 말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음식을 먹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잠시 멈추고 조용히 깊은 호흡을 하며 침묵을 지켜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치는 종소리뿐 아니라 30분 간격으로 울리는
괘종 시계소리, 심지어는 전화벨 소리가 날 때에도 침묵을 지키는
'전념'의 시간을 갖다보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조용히 침묵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그 시간이 얼마나 고요하고 소중한지, 크나큰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쁜 일상속에서 그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주변을 돌아 보십시오. 이 곳에는 나무와 종, 명상홀 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즐거움이라
생각되는 것들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합니다. 그 이유는
진실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여유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민추안 스님이
함께 길을 걸으며 답사팀에게 해준 말이었다.

<'플럼빌리지 2', '걷기명상'에 대한 얘기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글,사진 / 윤나라 실장
프랑스보르도풍경 플럼빌리지 1 플럼빌리지 2


하늘에서 본 프랑스 보르도. 푸른 하늘과 도시, 자연이 어울려 풍요로워 보인다.


렌트카. 프랑스 보르도공항에서 플럼빌리지가 있는 곳까지는 차를 빌려 직접 몰고갔다.
왼쪽은 운전을 맡은 안석현 팀장.


점심. 패스트 푸드가 좋은 음식은 아니었지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에 가까이 오니, 포도밭과 와인 공장이 먼저 눈에 띈다.


포도밭. 자로 그어놓은 듯 반듯 반듯하게 자라있는 포도 나무들이
이채로운 풍경을 보여주었다.


자동차로 몇 시간을 달려도 이런 포도밭이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해바라기 밭. 이따금 만나게 된 해바라기 풍경이 고흐의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


뱃놀이. 경치도 좋고, 물도 맑은 곳에서 뱃놀이를 하는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보르도 농촌 풍경. 포도밭과 숲과 집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포도를 따는 프랑스 농부. 보르도로 가던 길에 만난 한 농부가 포도를 몇 송이 따 주고 있다.


포도를 얻은 안석현 팀장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오고 있다.


보르도 마을. 우리로 치면 읍내정도 되는 보르도의 시골 거리.


300년 된 집. 1681년이라고 새겨진 글씨가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오래 된 건물들이 많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골동품 가게. 잠시 들른 골동품 가게에서 오래 된 물건들을 구경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고장답게 골동품의 종류도 많았고, 값도 쌌다.


각 나라의 오래된 물건들에 관심이 많은 고도원님이 골동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오래 된 미니책. 담배갑보다도 더 작은 크기의 책들로 싼 값에 구입했다.


야외 카페에서 잠시 휴식. 왼쪽부터 강은주, 고도원, 조운희 국장.

플럼빌리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