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화려했던 지난해 가을, 경기도 가평군에 자리잡은
'아침고요 수목원'을 방문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날 방문은
이 수목원의 주인장 한상경교수의 초청을 받아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저도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엊그제도 소개해 드린대로, 제가 오래전부터 꿈꾸며 그려왔던
세계적인 명상센터 '깊은 산속 옹달샘'에 조성될 꽃밭과
수목원의 좋은 모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한상경교수의 초청에는
미처 저도 알지 못하던 특별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10여년전, 우연한 기회에 제 아내가 친구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땐 이곳 수목원이 초창기였고, 여러가지 문제중에서도 특히 재정적인
부분 때문에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어려운 재정적 상황을 설명듣던 제 아내가, 때마침
그곳에 닦고 있던 '골고다 언덕'을 걸으며 정말 고난의 언덕을 가는 것 같아
지갑에 든 돈을 털어 10만원을 건네주고 왔다네요. 저희도 힘들었던 시절,
제 아내가 남편의 '동의'도 없이 10만원을 쾌척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날의 초청으로 이어졌던 것입니다.

이날 저희는 한교수 부부의 환대 속에 참으로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화창한 날, 아름다운 꽃밭과 수목원을 함께 걸으며
맑은 공기와 꽃향기에 흠뻑 취했습니다.
(아래 부분에 이날 찍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햇볕이 잘드는 언덕길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한상경교수가 잠깐 멈추더니 한 나무를 가리키며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 줄 아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이것은 마로니에 나무입니다. 10년전 제가 이 수목원을
시작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있었을 때 이 곳을 방문한 어느 부인께서
주신 돈을 기념하기 위해 심은 나무입니다. 십년동안 이렇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때 그 부인께서 바로 지금 이 나무 아래 서 계십니다."

저도 놀라고 제 아내도 놀랐습니다.
수목원의 양지바른 중앙에 굳건히 뿌리내려 잘 자라고 있는 한 그루 나무!
그 소담한 마로니에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에 잠시 이슬이 맺혔습니다.

수목원을 떠나 돌아오는 길에 배웅나온 한교수께서
"연애편지입니다"하면서 아내에게 웬 하얀 봉투를 건네주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열어보니 그 봉투 안에는 100만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내는 이 돈을 망설임없이 "아침편지 좋은 일에 쓰라"며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전달받은 봉투를 가지고 밤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의미있는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가장 값질까...고심 끝에
'깊은산속 옹달샘'의 땅을 구입하는 종자돈으로 삼기로
결심하고 다음날 통장 하나를 개설했습니다.

아내가 건네 준 100만원에, 제 이름으로 100만원,
제 딸 새나와 아들 대우 이름으로 각각 50만원, 모두 3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이 생겼습니다. '의미있는' 일은 그 다음에 또 생겼습니다.
아내로부터 이야기를 들은 아내의 친정오빠인 강철구님이
선뜻 200만원, 제 친구인 백용기님이 100만원, 제 동생인
고성원목사님이 50만원, 이렇게 며칠만에
650만원이 모아진 것입니다.

또 그 얘기를 전해들은 제천시장사모 이종선님이 100만원,
명지학원 유영구이사장님이 300만원을 보내주셨고, 재단사무실을 방문했던
까치글방 박종만사장님께서도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가 더 잘 정착되고,
좋은 명상센터가 생기면 좋겠다"며 100만원을 보태주셔서
모두 1,150만원의 '옹달샘' 통장이 되었습니다.

10년전 아내의 10만원이 10배로 자라났고, 여기에
여러 사람의 뜻이 덧붙여져 100배의 열매가 맺힌 통장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고, '역사'가 있습니다.
의미있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깊은산속 옹달샘'. 아침편지를
시작하기 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바로 그 시절에 제 아내는
선험(先驗)과도 같은 인연의 씨앗을 이미 뿌려놓았던 것입니다.

'깊은산속 옹달샘'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10년, 50년, 아니 100년을 내다보며 우리나라에 정말 좋은
명상센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어느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공공의 재산으로 대물림하려 합니다.

이 의미있는 시작의 첫걸음에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합니다. 어떤 형태의 참여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10년전의 작은 후원이 지금의 아침고요 수목원 정원에 커다란 마로니에 나무를
있게 했듯이 여러분들의 작은 성원이, 앞으로 만들고 키워나가게 될
세계적인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

정식 모금 시작은 추후 안내 공지와 함께 진행할 계획입니다만
하루라도 앞당겨 바로 참여하실 분은
아래 <깊은산속 옹달샘 설립회원 참여하기> 버튼을 클릭하신 후
자세한 내용을 참고하셔서 참여하시면 고맙겠습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일에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의 많은 동참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아래 함께실은 사진들을 보시면, 아름다운 꽃밭과 수목원의 풍경과 함께
꿈을 가진 사람이 만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깊은산속옹달샘 설립회원 참여하기


아침고요 수목원 안내도.
아침편지 문화재단이 장차 만들 명상센터 '깊은산속 옹달샘'의
작은 모형인 꽃밭과 수목원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 놓은 안내도이다.



수목원으로 들어가며...
크고 작은 나무와 색색의 꽃들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밝은 기운으로 맞는다.



전국 각지에서 이 수목원을 돌아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
어느덧 우리나라의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아름다운 단풍들.
산을 빨갛고 노랗게 물들인 단풍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꿈을 가진 사람은 서로 만난다.
아침고요의 주인장 한상경님 부부(왼쪽)와 아침편지의 주인장 고도원님 부부(오른쪽)가 만나
점심을 함께 하며 서로 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한상경님이 쓴 '아침고요'...
원예뿐만 아니라 글 솜씨에도 조예가 깊다.



깊은 산속에 정성스럽게 가꿔진 꽃들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아름답게 해주는 듯하다.



한상경님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한 나무를 가르키며
"저 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아십니까?"라고 묻고 있다.



마로니에 나무.
10년 전, 아침고요 수목원 초창기에
이곳을 찾은 강은주님이 건네 주었던 후원금을 기념하기 위해 심어 키운 나무로,
햇볕이 잘 드는 수목원 중앙에 소담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마로니에 나무 아래서...
좋은 인연을 맺게 해준 마로니에 나무 아래에서 두 부부가 행복하게 웃고 있다.



'골고다 언덕'
10년전 강은주님(맨 왼쪽)이 이 길을 오르면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언덕배기에 십자가가 보인다.



대청마루에 앉아.
마치 고향 시골집에 온 듯 고즈넉하면서도 정감이 넘치는 공간으로
잠시 머물러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파안대소.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오랜 친구처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다
한교수가 천진스런 얼굴로 함박 웃음꽃을 터트리고 있다.




찻집 '도원'.
아침고요 수목원 제일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 찻집 이름이 '도원'이다.
우연일까, 인연일까?



행복한 휴식.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앉아있는 사람을 보기만 해도 편안한 휴식이 느껴진다.



수목원을 함께 내려다 보며...
'꿈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 만난다'는 말이 실감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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