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는 매우 소박하게 시작되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그어놓은 대목에서 좋은 글귀를 골라 친구와 가족들에게 보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거대한 사이버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다.
2001년 8월1일, 그렇게 친구 몇 사람에게 보내기 시작한 이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지금은
180만 명에게 배달되고 있다. '행복 바이러스', '행복 배달부'. 나와 아침편지에 붙여진
별명들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아침편지를 쓰면서,
나는 이따금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한다.
"나는 왜 아침편지를 쓰고 있는가?"그리고는 이렇게 대답한다."꿈을 이루기 위해서..."
나는 아침편지를 통해서 '평생 글쟁이'가 되고자 했던 꿈을 이루었다.
그런데, 아침편지를 시작하고 나면서부터 또다른 새로운 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새로운 꿈들을 이루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아침편지를 쓴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던 시절을
한번쯤은 겪게 마련이다. 하지만, 누구나 꿈을 이루지는 못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해야 할
것들을 잃어버리거나 놓치기 때문이다.
'글쟁이'의 길을 가고자 했던 나에게도 물론 여러 가지 시련이 많았다. 대학 재학 시절
'연세춘추'(연세대 대학신문) 학생 기자가 되어 편집국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나는 '유신시대'라는
시대적 상황 앞에서 수차례의 필화 사건 끝에, 마침내 긴급조치 9호로 제적을 당해야만 했고,
감옥과 강제징집이라는 어려운 국면을 거쳐야만 했다.
제대를 하고도 졸업장이 없어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호구지책으로 시작하려던 ‘문방구 장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사기를 당해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오랜 절망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 이후 친구의 도움을 받아 '웨딩드레스 장사'를 해야만 했던 일, 그러다 어렵사리 들어가
열정을 가지고 일했던 '뿌리 깊은 나무' 잡지가 신군부의 지시로 강제 폐간되어
다시 백수가 되어야 했던 일 등 돌이켜보면 나의 꿈을 이루는데 수많은 장애 요소들이
내 인생 행로 곳곳에 돌부리 처럼 박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장애요소들을 비교적 큰 고통 없이 잘 견디어냈다.
타고난 낙천적 기질도 한 몫을 했지만, 그보다는 그 모든 '고통의 경험'들이
장차 내가 글쟁이로서 쓰게 될 글에 다시없이 좋은 불쏘시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더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점에서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나의 화려한 경력의 소산이 아니라 '고통의 경험'의 소산이라 말할 수 있다.
내 삶을 바꿔놓은 이 아침편지를 쓰면서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꿈이 자란다는 것이다. 없었던 꿈이 생겨나 점점 자라나고, 그 자라난 꿈이 이루어지면서
또 자라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꿈은 누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가? 꿈은 꿈을 가진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꿈을 갖지 않으면 이룰 꿈도 없기 때문이다. 꿈이 없으면 미래의 행복도 없다.
꿈은 어디에 있는가?
꿈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내 손안에 있는 것이다. 내가 가진 약간의 재능, 약간의 돈,
내가 만나는 사람 가운데 꿈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 그것을 버리고 멀리 다른 곳에서 꿈을
찾아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 설사 찾았다 해도 그것은 내 꿈이 아닌, 다른 사람의 꿈이 되기 쉽다.
꿈에는 '좋은 꿈'도 있고 '나쁜 꿈'도 있다.
한 사람의 꿈이 한 사람의 꿈으로만 그치면 히틀러의 꿈이 되고 만다. 그것은 나쁜 꿈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꿈이 한 사람의 꿈으로 그치지 않고 열 사람의 꿈이 되고, 백 사람의 꿈,
천 사람의 꿈, 만 사람의 꿈이 되는 것이 좋은 꿈이다. 좋은 꿈은 큰 꿈이 아니다.
작은 꿈이 자라서 이루어지고, 이루어지면서 다시 또 자라는 것이 좋은 꿈이다.
꿈은 어떻게 이루어가는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열정, 용기, 인내, 선택과 집중, 여러가지 조건들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서 오직 한가지만을 말하고 싶다. 그것은 '기본기'이다.
기본기는 건너뛰는 법이 없다. 오로지 한걸음 한걸음 빈틈없고 철저할 것을 요구한다.
성실과 책임감을 요구하고, 반복훈련을 요구한다. 땀과 눈물을 요구하고, 고통을 수반한다.
'꿈'은 내일의 목표다. '기본기'는 바로 오늘의 현실이다.
자기 손 안에 있는 좋은 꿈의 씨앗을 가지고, 고통을 참아내며 한걸음 한걸음
기본기에 충실하면 언제인가 반드시 그 꿈은 이루어진다.
고도원
ㅣ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 |
1952년
전북 출생,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학교 언론대학원을 연수했다. 대학시절 '연세춘추'
편집국장부터 '뿌리 깊은 나무' 기자, '중앙일보' 기자 등 언론인으로 생활하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연설담당 비서관(1급)으로 5년 임기를 마쳤다. 연설담당 비서관 재임 시절인 2001년 8월부터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매일 아침 배달하기 시작,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1,2>, <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꼭 해드려야 할 45가지>
등의 저서가 있다. 2003년 황조근정훈장 수상, 2006년 환경재단이 선정한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아침편지 문화재단' 이사장으로, 매일 아침 마음의 비타민인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배달하고 있다. |